캐나다 Wet’suwet’en(웻수웨튼) 민족 대표단이 2025년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한국 방문에는 웻수웨튼 민족 지도자 나목스(Chief Na’Moks)와 해당 지역 선주민 환경 단체의 책임자인 제시 스테플러(Jesse Stoeppler) 및 활동가 2명 등 총 4명이 참여하여 한국가스공사 및 국가인권위원회와 면담을 가지고, 공개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캐나다 웻수웨튼 민족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선주민 집단이다. 웻수웨튼 민족이 거주하는 위 지역에 채굴된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운송관이 건설되었다. 이 운송관은 록키산맥에서 출발해 서부해안에 이르기까지 약 700km에 이르며, 웻수웨튼 민족을 포함한 많은 선주민 거주 지역을 관통한다(관련 사업의 개요는 별첨 참조).

웻수웨튼 민족은 운송관 건설에 반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은 충분한 사전 동의 없이 운송관이 부설되는 약 22,000㎢의 토지를 부당하게 빼앗았다. 운송관은 민족의 전통적인 유적지 등을 파괴하는 등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며, 산림을 파괴하고 식수를 오염시키는 등 선주민의 식량 등 생존에 대한 권리 및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 운송관 건설 반대운동 과정에서 많은 선주민들과 민족의 지도자 및 반대운동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체포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러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선주민의 토지와 자원에 대한 권리, 자결권, 자유롭고 사전의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할 권리(Free, Prior and Informed Consent), 표현의 자유와 평화 로운 집회의 권리, 문화적 권리, 안전한 환경을 누릴 권리, 평등과 비차별의 권리(특히 여성, 소녀, 성소수자 등 취약집단에 대한 폭력과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에 해당한다.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UN 선주민 인권 선언(UN Declaration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s) 등에서 규정하는 국제인권규범상 권리들의 중대한 침해에 해당한다. 또한 기업이 환경 및 토지권을 옹호할 권리를 포함한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한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의 위반이다.

이러한 인권침해에 한국의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연루되어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종속회사인 'Kogas Canada LNG Ltd.'는 LNG Canada의 지분 5%를 가지고 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진행중인 별도의 LNG 프로젝트인 Cedar LNG사업과 관련하여,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운송된 LNG를 수출하는 부유설비 및 운송선을 건조하고 있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국내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인권침해 문제를 직접 한국에 알리고 관련 한국 기업의 책임있는 대응을 촉구하고자 한다.

웻수웨튼 민족 지도자 나목스는 “LNG 산업이 우리가 살고 있던 땅을 침범하고 불법적으로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여성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집에서 쫓아냈습니다. 한국가스공사와 삼성중공업과 같은 한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의 공적 자금도 관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업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합니다.”라고 밝혔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 강미솔 변호사는 “한국 기업들은 캐나다 LNG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선주민 인권을 침해하면서 생산된 LNG가 한국에 수입될 예정이다. 한국기업들은 유엔기업과인권 이행지침,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등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기업들이 관여하고 있는 캐나다 LNG 사업이 선주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예방, 완화, 중단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권존중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별첨] 캐나다 LNG 사업 개관

캐나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북동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태평양 연안으로 운송한 뒤 이를 액화하여 수출하는 프로젝트를 총칭한다. 이 중 Coastal GasLink(CGL)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은 TC Energy가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급된 천연가스는 LNG Canada에서 액화 처리되어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된다. 이를 위해 LNG Canada는 수출을 위해 태평양 연안 키티맷(Kitimat) 지역에 연간 1,400만 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플랜트를 건설했다.

한국가스공사의 100% 자회사인 'Kogas Canada LNG Ltd.는 LNG Canada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액화천연가스를 매입할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서 추진중인 LNG 프로젝트인 Cedar LNG 사업과 관련하여,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수출용 부유설비(FLNG platform) 및 LNG 운반선을 건조 내지 건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