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6년 4월 22일, 기업과인권네트워크와 녹색법률센터는 지멘스에너지를 상대로 독일 공급망실사법(Lieferkettensorgfaltspflichtengesetz, LkSG) 제1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진정을 독일 경제수출감독청(BAFA)에 제출하였다.
  2. 본 진정의 대상인 ‘전남 무안군 신흥풍력발전소 조성 및 운영사업’은 국내에서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풍력발전기를 설치, 운영하는 사례로 발전기와 가장 가까운 민가와의 거리가 280미터에 불과하다.
  3. 현지 주민들은 사업 초기부터 발전기 설치로 인한 소음, 진동, 저주파의 건강 영향과 환경파괴 등을 우려하며 무안군에 민원 제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사업에 지속적으로 반대했지만 사업은 강행되었다(무안신문 2016. 3. 15., 남도일보 2022. 8. 1. 등).
  4. 시험 가동을 시작한 2022년 12월부터 주민들은 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 소음과 생활소음, 움직이는 발전기 날개 그림자로 인한 ‘그림자 깜빡임’ 현상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이명 등을 호소하고 있다(YTN 2023. 2. 20. 보도).
  5. “풍력발전기 날개 돌아가는 그림자가 안으로 들어와 방에 있어도 어지럽습니다.” 이 피해자의 집은 발전기에서 280미터 거리에 있다.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오더라도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나고 귀에서 윙윙 거려서 잠을 못 잡니다. 하루에 2시간 밖에 못자는 경우도 있어 예전에는 먹지 않던 수면제를 먹고 있습니다.”
  6. 지멘스에너지는 발전기가 거주지에 지나치게 가깝게 설치되고, 인근 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며, 이에 따른 주민 반대가 이미 다수 언론에 보도되었음에도 2021년 4월 한국 법인이 발전기 관리운영 및 유지보수를 담당, 상업운전 후 25년간 가동률을 보증하고, 독일 본사가 계약 이행을 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7. 독일에서 2023년 1월 발효된 공급망실사법은 독일 내 직원 1,000명 이상 기업에게 공급망에서 인권·노동·환경 위험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대상기업이 실사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감독기구인 경제수출감독청에서 시정명령, 공공계약 배제, 과태료 등 제재를 할 수 있다.
  8. 독일 공급망실사법 시행 후 기업들이 피해자들과 자발적으로 협의하여 구제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바나나 농장의 노동자 착취 문제에 대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독일 4개 슈퍼마켓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결과 협상이 이루어졌고 노동 환경이 개선되었다. 국회에도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인권·환경실사를 의무화하는 “공급망책임법” 제정안이 2건 발의되어 있다.
  9. “기후 위기로 인한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 역시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기후에 의존해서 살아온 농민들이기 때문입니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 김종철 변호사는 말한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기후위기로 인해 취약해진 농민들은 기후위기 대응으로 더 취약해진다는 것입니다. 무분별한 개발행위가 기후위기를 불러일으켰는데 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는 일부의 탐욕을 채우는 또 하나의 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빠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라도 정의로운 전환은 꼭 필요합니다.”
  10. 기업과인권네트워크와 녹색법률센터는 독일 공급망실사법 시행 이후 국내 최초로 제출한 본 진정을 통해 지멘스에너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인권, 환경, 노동을 존중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