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신: 최영일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참 조: 현대자동차 ESG기획팀, 기아 지속가능경영실, 현대자동차 구매본부 공급망지속경영팀, 기아 구매본부 공급망지속경영팀, 현대자동차 이사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기아 이사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발 신: 기업과인권네트워크
제 목: 안전공업 화재 참사 관련 공급망 인권실사 이행에 대한 질의서
날 짜: 2026년 4월 21 일
1. 귀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기업과인권네트워크(KTNC Watch, https://ktncwatch.org/)는 한국의 인권·노동·환경·공익법 단체가 함께 한국기업의 사업활동과 관련된 인권문제에 대한 모니터링, 자문, 피해자 지원 등을 수행하는 민간네트워크입니다.
3. 2026년 3월 20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와 관련하여 안전공업 대표이사 등 5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되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YTN 2026.3.24 보도 등).
4. 안전공업은 자동차·선박용 엔진밸브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서, 귀사에 엔진 핵심 부품인 엔진밸브를 공급하는 주요 1차 협력사입니다. 안전공업은 밸브 전체 생산량의 70%를 현대자동차·기아에 납품해 왔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이 안전공업으로부터 납품받는 밸브 공급량은 전체의 절반에 상당하여, 안전공업은 귀사의 거의 모든 하이브리드 차종에 엔진밸브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로 알려져 있습니다(서울경제 2026.4.2 보도). 실제로 이번 사고 이후 기아 오토랜드 화성·광명·광주 및 현대자동차 울산·아산 공장 등에서 엔진밸브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중단 및 조정이 발생하였습니다(연합뉴스 2026.3.25, 서울경제 2026.4.2 보도).
5. 한편, 이번 화재 참사는 단순한 돌발 사고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축적된 안전 리스크가 방치된 결과라는 정황이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 안전공업에서는 2009년 이후 15년간 총 7차례의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대부분 집진시설에 쌓인 분진이나 기름찌꺼기로 인한 화재였습니다(경향신문 2026.3.24 보도).
- 매년 실시되는 정기소방점검에서 최근 5년(2021~202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설비, 자동화재탐지기가 불량 판정을 받았습니다(미주중앙일보 2026.3.25 보도).
- 2025년 소방당국 점검 시 나트륨 저장·취급 허용치의 15배인 150㎏을 보관한 사실이 적발되어 과태료 처분이 있었습니다(한겨레 2026.3.26 보도).
- 2014년 증축 과정에서 도면에도 없는 복층 휴게실이 무단 증축되었고, 이로 인해 대피 동선이 제한되는 구조였으며, 옥내 주차장으로 승인된 3층 공간에서 나트륨 정제소를 운영하면서 스프링클러를 인위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소방방재신문 2026.3.23, MBC 2026.3.20 보도).
- 산업안전 점검에서 유증기 위험이, 전기안전 점검에서 전선로 절연 저하가 지적된 바 있습니다. (한국경제 2026.3.30 보도).
- 안전공업 노조와 전·현직 재직자들은 유증기 축적과 환기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으나, 비용 등의 이유로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굿모닝충청 2026.3.24, 경향신문 2026.3.23 보도).
6. 귀사는 인권헌장, 협력사 행동규범, 공급망 지속가능성 관리 정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UN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책임 있는 기업 행동을 위한 OECD 실사 가이드라인(OECD Due Diligence Guidance for Responsible Business Conduct, 이하 “OECD 실사 가이드라인”)’ 등 국제규범을 지지·존중한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이에 기초하여 인권·노동·안전보건 영역을 포함하는 공급망 ESG 실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협력사 행동규범에서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 산업재해 방지, 비상상황 대응, 안전 평가의 정기적 실시를 협력사에 요구하고 있으며, 1차 협력사 전체를 대상으로 ESG 서면진단 및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귀사의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공급망 노동인권”과 “근로자 안전보건”을 중대 이슈(material issue)로 식별하고 있습니다.
7. 그러나 안전공업에서 이처럼 반복적이고 명백한 안전 위험 신호가 장기간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사의 공급망 실사 체계가 이를 사전에 탐지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데 실효적으로 기능하였는지에 대하여 중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안전공업은 인권 리스크(노동자의 생명·안전)의 심각성과 발생가능성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업적 중요도(핵심 부품의 독점적 공급, 하이브리드 전 차종 대상, 밸브 공급량의 절반 이상) 측면에서도 가장 철저한 실사가 요구되는 협력사였습니다. 이번 사고는 인권실사의 미흡이 노동자 14명의 목숨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인적 피해뿐 아니라, 귀사 다수 공장의 대규모 생산 중단이라는 사업적 피해로도 직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8. UNGPs 원칙 17은 기업에게 “실제적·잠재적 인권 영향을 식별, 예방, 완화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인권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를 요구합니다. 원칙 18은 “잠재적으로 영향 받는 집단 및 기타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의미 있는 협의”를 통한 리스크 식별을 요구하고, 원칙 19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기업이 보유한 “영향력(leverage)”을 행사할 것을 요구합니다. 원칙 22는 부정적 인권 영향을 야기하거나 이에 기여한 경우 구제를 제공할 것을 규정합니다. OECD 실사 가이드라인은 ①정책 내재화 ②리스크 식별·평가 ③부정적 영향 중단·예방·완화 ④실행 및 결과 추적 ⑤소통 ⑥구제의 6단계 절차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9. 이에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귀사에 대하여, 안전공업에 대한 공급망 인권실사 이행 현황과 이번 참사에 대한 귀사의 인식 및 향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질의합니다. 2026년 5월 8일까지 회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안전공업에 대한 공급망 실사 이행 현황
귀사는 「협력사 행동규범」에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 산업재해 방지, 안전 평가의 정기적 실시를 협력사에 요구하고 있으며, 1차 협력사 전체를 대상으로 ESG 서면진단 및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귀사의 공급망 ESG 리스크 진단 지표에는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산업재해 방지, 근로손실재해율 관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1. 귀사는 안전공업에 대하여 공급망 ESG 서면진단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가장 최근 실시 시점과 안전보건 영역의 진단 결과를 알려 주십시오.
1-2. 귀사는 안전공업에 대하여 현장실사(on-site audit)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실사 시점, 참여 주체(자사 담당자, 제3자 전문기관 등), 점검 항목, 그리고 안전보건 관련 주요 발견사항을 알려 주십시오.
1-3. 안전공업에서는 2009년 이후 15년간 총 7차례의 화재가 발생하였고(경향신문 2026.3.24), 최근 5년간 매년 소방설비 불량 판정을 받았으며(미주중앙일보 2026.3.25), 2025년에는 나트륨 허용량의 15배를 초과 보관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한겨레 2026.3.26). 또한 도면에 없는 복층 휴게실이 무단 증축되어 대피 동선이 제한되고, 옥내 주차장으로 승인된 공간에서 나트륨 정제소를 운영한 정황 등이 보도되었습니다(소방방재신문 2026.3.23, MBC 2026.3.20). 귀사의 실사 체계에서 이러한 안전 위험 신호가 사전에 인지되었습니까? 인지되지 못하였다면, 귀사가 중대 이슈로 식별한 “공급망 노동인권” 및 “근로자 안전보건” 영역에서 핵심 1차 협력사의 반복적이고 명백한 안전 위험을 탐지하지 못한 구조적 원인은 무엇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까?
1-4. 안전공업은 밸브 전체 생산량의 70%를 귀사에 납품하고, 귀사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하이브리드 차종에 엔진밸브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입니다(서울경제 2026.4.2). 이처럼 사업적 중요도와 인권 리스크가 동시에 집중된 협력사에 대해서는, OECD 실사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바와 같이 리스크의 심각도와 발생가능성에 기반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더 강화된 수준의 실사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안전공업이 귀사의 “중점관리(핵심) 협력사” 또는 “고위험 협력사”로 분류된 적이 있습니까?
2.리스크 식별 과정에서의 이해관계자 참여
UNGPs 원칙 18은 인권 영향의 성격을 평가하기 위하여 “잠재적으로 영향 받는 집단 및 기타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의미 있는 협의(meaningful consultation)”를 요구합니다. 귀사의 「공급망 지속가능성 관리 정책」(현대자동차)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공급망 실사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명시하고 있으며, 귀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협력사 현장실사 시 “임직원 및 담당자 인터뷰를 독립적인 공간에서 별도로 진행”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2-1. 귀사는 안전공업에 대한 공급망 실사 과정에서 안전공업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 안전보건 관련 의견을 청취한 적이 있습니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전공업 노조와 전·현직 재직자들은 유증기 축적과 환기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으나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굿모닝충청 2026.3.24, 경향신문 2026.3.23). 만약 귀사의 실사 과정에서 협력사 근로자·노조의 의견 청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UNGPs 원칙 18이 요구하는 “영향 받는 이해관계자와의 의미 있는 협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해명하여 주십시오.
2-2. 귀사의 공급망 실사에서 협력사 근로자·노조의 의견 청취는 어떤 방식과 주기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경영진 대상 서면진단(self-assessment)만으로는 현장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안전 리스크를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까?
2-3. 귀사가 운영하는 협력사 고충처리 채널(투명구매실천센터, 2·3차 협력사 소리함, 공급망 지속경영센터 고충접수 등)을 통해 안전공업의 안전보건 관련 고충이 접수된 적이 있습니까?
3. 식별된 리스크에 대한 영향력(leverage) 행사 및 개선 조치
UNGPs 원칙 19는 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사업관계를 통해 부정적 영향과 직접 연관된 경우 “영향력이 있다면 이를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동 원칙의 해설은 “영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이를 증대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OECD 실사 가이드라인 역시 식별된 부정적 영향을 중단, 예방, 완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현대자동차 「공급망 지속가능성 관리 정책」은 “부정적 영향을 예방·완화하지 않을 경우 신규 계약 체결 또는 갱신을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3-1. 귀사가 공급망 실사를 통해 안전공업의 안전보건 리스크를 식별한 적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였습니까? 개선 권고, 개선 계획 수립 요구, 이행 모니터링, 또는 기타 조치의 내역을 알려 주십시오.
3-2. 안전공업은 밸브 전체 생산량의 70%를 귀사에 납품해 왔다고 알려졌습니다(서울경제 2026.4.2). 이는 귀사가 안전공업에 대해 높은 영향력(leverage)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귀사는 이러한 영향력을 안전공업의 안전보건 수준 향상을 위해 행사한 적이 있습니까?
3-3. 귀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협력사 ESG 평가 결과에 따라 “입찰 자격 제한”, “거래 정지” 등의 불이익 조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안전공업에 대해 안전보건 관련 사유로 이러한 조치가 검토된 적이 있습니까?
3-4. 귀사는 협력사 안전보건 지원 프로그램(안전설비 구축 지원, 외부 전문기관 안전점검, LOTO·안전센서·지게차 안전장치 지원, 안전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안전공업이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에 포함된 적이 있습니까? 포함되었다면 어떤 지원이 제공되었고,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4. 사고 발생 후 피해구제, 재발방지 및 실사 체계 환류
UNGPs 원칙 22는 “기업이 부정적 인권 영향을 야기하거나 이에 기여한 경우,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구제를 제공하거나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OECD 실사 가이드라인은 실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구제 수단을 제공할 것을, 그리고 실사 조치의 효과성을 추적하여 그 결과를 향후 리스크 식별·대응에 환류(feedback)할 것을 요구합니다. 귀사의 「협력사 행동규범」 역시 “사업활동으로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초래되어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 적절한 구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4-1. 이번 안전공업 화재로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귀사는 공급망 내에서 발생한 이 중대한 인명피해에 대하여 피해 근로자 및 유족에 대한 구제 또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였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습니까?
4-2. 귀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공업을 포함한 공급망 전반의 인권실사 프로세스에 어떤 개선 조치를 취할 계획이 있습니까? 이번 사고는 인권실사의 미흡이 노동자의 생명·안전이라는 인권 침해뿐 아니라, 귀사 다수 공장의 대규모 생산 중단이라는 사업적 피해로도 직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연합뉴스 2026.3.25, 서울경제 2026.4.2). 또한 귀사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 HMGMA 건설 현장에서도 3년간 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안전조치 미흡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IT조선 2026.3.31). 한편 OECD 실사 가이드라인은 실사 조치의 효과성을 추적하고, 그 결과를 향후 리스크 식별 및 대응에 반영(환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귀사는 자사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반복되는 안전 사고에 비추어, 공급망 인권실사를 강화하기 위하여 어떤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까?
4-3. 이번 사고 이후 안전공업과의 거래관계(위험 최소화를 위한 영향력 행사 방안, 계약 유지·변경 여부 등)에 대한 귀사의 방침은 무엇입니까? 또한 안전공업 사고와 유사한 리스크 프로파일(집진시설·유증기 관련 화재 위험, 반복적 소방설비 불량 등)을 가진 다른 협력사에 대한 실사를 실시하였거나 계획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