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필리핀 할라우 강을 위한 민중행동과 한국 시민사회는 오늘(8/26) 오전 11시, 한국수출입은행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이 EDCF 세이프가드 및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2.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한국 유상원조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9,300만 달러(약 2,061억원) 규모의 차관을 통해 대형댐과 운하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조상 대대로 해당 지역에 살아온 투만독 선주민들의 ‘자유로운 사전인지동의(FPIC)’가 보장되지 않아 사업 초기부터 문제제기가 이루어졌다.
  3. 한국 시민사회는 2013년부터 피해 선주민들과 지역활동가과 함께 한국 정부와 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해왔으나 2018년 10월 결국 공사가 개시되었고, 이후 사업을 반대하는 활동가와 선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는 더욱 심각해졌다. 해당 지역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주둔하며 반대활동가들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었으며, 2020년 12월에는 사업에 반대하던 선주민 지도자 9명이 비사법적 살해되고, 16명이 연행되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였다.
  4. 현재 댐 공사는 77.5% 완료된 상황이지만, 지금도 선주민들은 비자발적 이주, 불충분한 보상, 홍수 위험성 증가 등 지속적인 권리 침해를 겪고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해 필리핀 할라우 강을 위한 민중행동 활동가와 선주민 당사자는 7년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여 한국수출입은행과 대우건설을 대상으로 각각 EDCF 세이프가드 위반과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해 진정을 제기하였다.
  5. 기자회견에 참석한 필리핀 할라우 강을 위한 민중행동 존 알렌시아가 활동가는 “할라우댐은 투만독의 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수출입은행은 유상원조 기관으로 “모든 사업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발생 시 이를 시정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할라우댐 사업에 대한 잔금 지급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6. 이어 참여연대 이영아 팀장은 대규모 유상원조 사업에서 환경적, 사회적, 인권적 피해를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EDCF는 세이프가드 정책을 수립했고, 할라우댐 사업이 세이프가드 적용 첫 사업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세이프가드에 따라 “EDCF가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하여 제기된 문제에 대해 조사부터 문제해결까지 책임있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7. 기업과인권네트워크 정신영 변호사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은 사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영향을 식별하고 대응해야하며, 특히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해야하지만 대우건설은 이러한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한국 NCP가 인권옹호자의 권리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우건설의 책임을 규명하고, 프로젝트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의 대화의 자리를 주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8. 이 날의 기자회견은 「투만독 사람들을 위한 국제 연대와 행동의 날」을 맞아 진행된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필리핀 현지에서도 할라우 메가댐 프로젝트의 중단, 2020년 투만독 학살 피해자에 대한 정의 실현, 그리고 투만독 사람들에 대한 인권 침해 중단을 요구하는 연대행동이 진행되었다.

기자회견문

끝나지 않은 필리핀 선주민의 고통, 한국 ODA와 기업의 책임 다시 묻습니다

투만독 선주민(Tumandok Indigenous Peoples)들에게 할라우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자 역사이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할라우강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고 평화롭게 살아왔다. 그러나 이들의 평화는 2012년,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 사업(2단계)」에 2천 5백억 원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위협받기 시작했다.

투만독 선주민들과 지역단체들은 지진 발생의 위험성, 비자발적 이주, 조상 묘지 훼손, 필리핀 국내법 및 국제법 위반 등을 이유로 오랫동안 해당 댐 건설을 반대해 왔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수많은 반대 운동을 이어갔고, 2018년에는 한국에 직접 찾아와 연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국 공사는 시작되었고, 총 16개 고지대 마을에 거주하는 약 1만 7천여 명의 선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선주민들과 활동가들의 저항이 거세질수록 필리핀 정부의 탄압도 심각해졌다. 무장한 군인을 마을에 주둔시켜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한국을 방문해 연대를 요청했던 선주민과 활동가들을 ‘기피 인물’로 낙인찍었다. 그러다 2020년 12월 30일 새벽, 할라우댐 사업을 반대해왔던 투만독 선주민 지도자 9명이 집단 살해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초법적 살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2024년 필리핀을 방문한 유엔 기후변화와 인권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기구에 의한 진상규명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 사업(2단계)」에 자금을 제공한 EDCF가 세이프가드 및 인권영향평가 등을 통해 사업의 인권·환경 영향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하는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이프가드 이행 과정에서 인권·환경 기준 준수와 관련된 관리 감독 의무는 필리핀 정부에 전가하고, 모니터링 및 이행조치 등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 NCP는 수출입은행의 유상원조는 OECD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민사회가 제출한 이의제기 사건을 종료하였다. 또한 EDCF는 2020년 12월에 발생한 투만독 선주민 지도자의 초법적 살해 사건과 관련하여 시민사회가 보낸 질의서에 대해 이들의 죽음과 해당 사업은 무관하다는 필리핀 정부의 입장만을 반복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선주민 공동체의 의견은 무시당했고,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오늘 우리는「투만독 사람들을 위한 국제 연대와 행동의 날」을 맞아 살해된 투만독 지도자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속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것을 촉구한다. 또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비자발적 이주와 생활 기반 시설의 미비, 생계 수단 상실, 보상 문제, 홍수 발생 가능성에 대해 EDCF 세이프가드 정책에 따라 EDCF가 조속히 환경인권사회영향 모니터링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해당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만독 선주민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내며, 이제라도 이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기를 촉구한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이 ‘지구의 수호자’인 선주민들과 인권환경옹호자의 권리와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사업 과정에서의 인권·환경 영향을 철저히 검토하고 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하나,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비자발적 이주대책, 보상 문제, 홍수 발생 가능성, 인권 침해 등 제기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잔금 지급을 중단하라.
  • 하나, 수출입은행은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제기된 문제에 대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조사하고 해결까지 책임 있게 임하라.
  • 하나, 한국 NCP는 진정 절차를 통해 투만독 선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를 집행하라!
  • 하나, 필리핀 정부는 프로젝트 반대 활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2020년 12월 발생한 투만독 선주민 살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2025년 8월 26일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발전대안 피다, 참여연대, 플랫폼c, 해외주민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