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주민단체, 환경오염·소음·유해화학물질 노출과 산업재해 문제 제기

- 삼성SDI의 ESG·인권경영 정책과 현장 현실의 괴리 지적하며, 공급망책임법 제정 필요성 강조

  1.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2026. 6. 11. 한국 시각 오후 6시, 국제 웨비나 “삼성SDI 헝가리 공장의 진실”(영문 제목: The Truth Behind Samsung SDI’s Hungary Plant)을 개최했다. 이 웨비나에서는 삼성SDI 헝가리 괴드(Göd) 공장에서 제기된 환경오염, 노동자 건강권 침해, 지역사회 피해 문제를 조명하고, 한국 시민사회의 삼성 대응 경험을 공유하였다. 또한 현행 ESG 및 인권경영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를 의무화하는 공급망책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2. 이날 웨비나에서는 먼저 삼성SDI 헝가리 공장이 위치해 있는 괴드(Göd) 지역의 주민 운동 단체인 괴드를 위한 협회(Göd-ÉRT)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디트 흘라바치(Judit Hlavács) 활동가가 삼성SDI 공장이 일으킨 문제와 주민 운동을 통한 대응 사례를 공유하였다.
  3. 헝가리의 전임 정부인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정부는 삼성SDI를 비롯한 해외 기업이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게 하기 위해 기반시설 투자, 신속 인허가 제도 제공, 규제 완화 등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유디트 흘라바치 활동가에 의하면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최소 1억 7,460만 유로에 달한다.
  4. 괴드 지역에서는 삼성SDI의 환경 오염 의혹이 제기되었다. 독성 물질이며 발암 의심 물질인 NMP(N-Methyl-2-pyrrolidone)가 공장 근처 지하수와 생활하수에서 검출되었고, 소음은 반복적으로 법적 기준을 초과했다. 인근 우수 배수로에서는 소방용 거품이 발견되었다. 주민들은 대기 중에 니켈과 코발트 등의 중금속이 배출되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5. 노동자의 안전 문제도 제기되었다. 2022년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소방안전 규정 위반으로 1만 유로의 과태료를 납부하였다. 현지 매체 텔렉스(Telex)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노동자들이 니켈과 코발트 분진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되었다. 노동자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와 고압 전기에 감전되는 사고도 발생하였다.
  6. 이에 대하여 주민들은 2020년 괴드를 위한 협회를 결성하고 환경 오염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며 삼성SDI 공장에 대한 환경 인허가 취소 소송을 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10월 헝가리 법원은 삼성SDI 공장 환경 인허가를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으나, 올해 2월 헝가리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파기환송하기도 하였다. 해당 소송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7. 장기간의 대응의 결과, 지난 5월 29일 괴드 주민 포럼이 개최되어, 주민들과 삼성SDI, 정치인과 전문가 사이의 대화의 장이 열렸다. 삼성SDI가 정기적인 포럼 개최를 약속하고 소음 문제를 인정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주민들은 삼성SDI가 실질적인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8. 다음으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의 권영은 활동가가 발제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직업병을 산업재해로 인정 받기 위한 투쟁 사례를 공유하고, 국내 삼성SDI 공장에서의 유해물질 사용과 형식화된 안전보건 교육, 아파도 쉬지 못하고 출근해 노동하는 ‘프리젠티즘’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9. 또한 수원시 삼성전자 공장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 1만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 삼성 베트남 공장과 협력업체가 대기오염 방지 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며 유해화학물질이 섞인 폐수를 배출한 사건 등 위험이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외주화되어 세계 각지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례를 공유하였다.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도 위험한 작업이 2차, 3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지적하였다.
  10. 권영은 활동가는 이러한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고 다국적 기업이 전세계 공급망에서 저지르는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공급망책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1. 이어 정기백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SDI 천안지회 사무장이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정기백 사무장은 국내 공장에서도 NMP 등 화학물질과 고온의 작업 공간, 높은 곳에서의 작업 등 산업안전보건 문제가 많이 있었으나 반올림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지역사회 단체와 함께 활동해 많이 개선되었다면서, 헝가리 괴드 지역의 현황을 듣고 삼성SDI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12. 정기백 사무장은 최근 결성된 헝가리 삼성SDI 노동조합이 직원들에게 직접 안전 교육을 실시하며 회사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헝가리 삼성SDI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응원하며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13. 마지막으로 기업과인권네트워크 신유정 변호사가 ESG 경영의 현실과 공급망책임법의 필요성에 대해 발제하였다. 삼성SDI가 공시된 ESG 등급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권경영 정책에서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 (UNGPs)과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 등 국제규범을 지지한다고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로 괴드에서 산업재해와 환경 오염, 화학물질 노출이 발생하고 있는 간극을 지적하였다. 특히 삼성SDI가 지지한다고 밝힌 국제규범에서 기업이 야기한 인권 침해를 실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충처리 창구를 마련하지 않는 등, 실제 인권 침해를 실사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14. 신유정 변호사는 이 간극을 해소할 해결책으로 2025년 6월 발의된 공급망책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공급망책임법이 제정되어 시행되었다면 해외 자회사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가 의무화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및 고충처리 절차가 보장되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손해배상 및 시정명령 체계가 마련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5.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국내법인 공급망책임법이 헝가리 사안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 신유정 변호사는 공급망책임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중 하나가 해외 사업장에서의 인권 침해에 대해 본사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라며, 공급망책임법이 제정되면 다국적기업의 본사가 해외에 있는 자회사 또는 협력사의 운영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식별하고 예방하며 책임을 지며, 피해가 발생했다면 피해자가 구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6. 50여명 참여한 이 날의 웨비나에서 참여자들은 이번의 웨비나를 한국과 헝가리의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지역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연대하는 첫걸음으로 평가하였다. 참가자들은 삼성SDI를 비롯한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와 환경파괴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와 연대를 이어가기로 하였다.

* 기업과인권네트워크 (https://ktncwatch.org/):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이 증가하는 추세와 함께 현지에서의 인권 및 노동권 침해와 환경파괴 문제 또한 불거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지역 저임금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조해체, 임금체불, 폭행, 해고 등을 비롯하여 대규모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주민에 대한 인권침해 및 환경파괴 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국내의 인권/노동/환경/공익법 단체가 연대하여 해외투자 한국기업이 발생시키는 여러 문제에 대해 대응하기 위하여 결성된 연대체입니다.

** 공급망책임법: 기업이 공급망 전반에서의 인권·환경 침해 위험을 사전에 파악·예방하고 발생한 침해를 완화할 인권·환경실사 책임을 부여하는 법입니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정태호 의원과 함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인권·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고, 제정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